오늘도 잡설을 하나 늘어놓으려 한다.

     

      제목이 조금 애매하긴한데 급여소득자로서 회사를 옮길때면 면접이라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특히나 대표이사(사장)이 참석한 경우 대부분 "(마지막으로) 회사에 대해서 더 궁금한 것이 없습니까?" 라는 질문으로 면접이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잘나가는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이라면 이미 대표에 대해서 어느정도 확인이 가능하니 물어볼 필요도 그리고 면접때 만날 일도 없다. 하지만 이러한 질문을 받을 경우 대표이사가 어떻게 이 회사를 만들었는지에 대해서 물어본다. 두가지의 이점이 있다. 

     

      우선, 대표이사에 대해서 물어봤지만 대표이사는 회사에 대한 관심으로 이해한다. 따라서, 조금더 우호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 다음으로는, 대표가 회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수있다. 단지 돈만 쫓아가는 사람(장사꾼)인지 아니면, 상생과 자부심을 가지는 사람(사업가)인지 말이다. 특히 중소기업에서 이러한 대표이사의 마인드는 직원을 노예로 보는지 아니면 함께 걸어가야하는 파트너로 생각하는지 판단할 수 있다. 물론, 회사를 몇번 이직하는 경우 스스로 알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가 이직을하면서 만난 대표이사들의 출신(업무상)에 따른 개발자의 대우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필자가 지금까지 이직을 하면서 겪게된 오너는 10여명 정도인데 그 중에서 IT업계 진입 후 만난 대표는 다섯명 정도 된다. 재밌는 것은 그 들의 출신 배경이 다 다르다는 건데.. 그에 따라 시간이 지난 이후 사업장의 규모나 직원들에 대한 처우들도 각기 달랐다. 

     

    1. 대기업 FAE 출신 대표

      당시 유명한 컴퓨터 브랜드 업체에 들어가서 3년 경과될 때 입사 동기들과 같이 진급이 안된것(본인이 다른 동기보다 3개월인가 늦게 입사한것은 고려하지 않음)에 앙심을 품고 퇴사, 전자부품 공부를 해서 부품 오파상을 잠깐하다가, 시대를 잘만나 임베디드 사업으로 대박난 분인데 이분의 성향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직원들의 능력보다 학력을 우선시 함.

     

    2) 업무중 사고가 나면 개인책임(특히 영업팀에 그러함)

     

    3) 개발 사업보다 부동산 투자를 잘함.

     

    4) 주력 개발자에겐 공손하나 매출이 떨어지는 사업팀 개발자에겐 악랄함.

     

    5) 연봉인상율은 어떻게든 200이하로 막아놓아 오래다닐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

         (짧은 경력의 새로들오온 친구가 더 높은 연봉을 받는경우가 많음.)

     

    6) 부동산이 더 늘었고, 개발은 취미로 하는 형태가 되어감. 어디어디 대표 이런 타이틀을 중시.

     

     

     

    2. 중소기업 전기관련 개발자 출신 대표

      전기쪽에서는 이름이 좀 알려진 중소/견 사이의 기업에서 일행들과 퇴사, 6개월 죽도록 고생해서 만든 아이템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여의치 않아 외국계기업의 투자를 받아 키운 회사. 이른바 한국형 외국계라는 곳인데... 

     

    1) 초기 개발제품으로 계속 밀고 나갈수 있어 특별히 개발자의 캐파는 고려하지 않음.

     

    2) 인서울 출신인데 반해 학력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나 영어점수는 중요하게 생각함. (진급시 필요)

     

    3) 똘끼있는 분이지만 사업가 마인드가 있어 회사가 거대해졌다가 정권 바뀌고 반쪽됨.

     

    4) 고생한 자수성가형이라 개발자는 직접 터치하지 않지만 영업한테는 똘끼짓을 많이함.

     

    5) 한국형 외국계 특성상 한국회사의 나쁜점과 외국회사의 나쁜점 모두를 가지고 있어 이기주의가 팽배 하고, 책임전가 및 직급에 따른 업무전가가 심한데도 관리부와 개발부가 전혀 상호의존적이지 않다보니 산으로 감.

     

    6) 현재 없어졌음. 사람들이랑 친해진 적이 없어서 소식도 잘 모름.

     

     

     

     

    3. 대기업 하드웨어 개발직 출신 대표

      대기업 하드웨어에서 진급 누락에 열받아 다섯명이 나와서 차린 회사에 다시 뒷통수 치고 나와서 차린 회사 대표인데, 사실과 다르더라도 자신의 주장에 대한 신념이 강하고, 피해의식에 사로 잡혀있는 분...

     

    1) 하드웨어는 본인의 파트이지만 옜날 하드웨어 개발자라 딱히 연구소를 터치하지 않음.

     

    2) 연구소를 터치 하지 않아 구성원들이 이상한 형태의 그룹을 이루고 있음. 

     

    3) 실력이 있던, 없던 초창기에 입사한 친구들 위주로 회사를 운영하다보니 떠넘기기 또는 밥그릇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 공유는 거의 없음. 

     

    4) 회사 직원들이 본인 욕하는걸 싫어해서인지 사람들 끼리 모이는 것을 안좋게 생각함. 피해의식이 있어서인지 모든 사람들을 의심함.(초기 직원들은 무한 신뢰함.. 회사를 나락으로 가게 만들었어도 신뢰함)

     

    5) 상대적으로 열심히 한만큼 금전적으로 보상을 해주는 부분은 맘에들지만, 회사가 커지니 사람이 달라지긴 했음. 

     

    6) 현재에도 적당히 잘나가고 있지만, 아직은 대안이 없어서 일 뿐이고 이전에 해놓은 것들이 돌아올 때 쯤 회사 팔고 나갈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됨. 

     

     

     

    4. 대기업 개발본부 출신 대표

      대기업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이다. 이름은 누가 들어도 알만한 회사이고 모르면 간첩인 회사의 연구개발팀에서 퇴사하여 중소기업 창립멤버로 2회 연이은 초대박 이후 놀면서 일할려고 인수한 회사의 대표 되시겠다. 

     

    1) 운이 좋아 대기업 납품 물량을 따서 단시간에 대박이난 회사인데, 그러다보니 초기 개발자들이 많이 넉 다운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자보다 회사를 키우기 위한 관리자가 더 많이 입사했는데, 대부분 대표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 다시말해서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다. 

     

    2)  본인이 데려온 사람들이 주요 직책을 가져가면서 문제가 생기게 된다. 아는게 없는데다 실제 개발에서 물러선지 20년이 지난 분들이라 걔속 불협화음이 발생된다. 특히 하드웨어 팀의 늙은 팀장은 사장이 다니던 회사의 윗 사수로 무슨 난리를 치더라도 넘어가는 정도인데, 소프트웨어 연구소 소장으로 비슷한 사람을 데려온 것 부터 화근이 시작되었다.

     

    3) 팀장들간의 알력싸움

      침잘들 회사가 작으니 팀장들이긴 하나 실질적으로 이사급들인데, 서로 못잡아먹어서 안달이다. 그러니 협업 그런거 없다. 문제가 생기면 해당 문제가 어디에서 나온것인지 책임 추궁에 대부분의 시간을 사용한다. 그러다가 각 팀장들이 사장한테가서 서로 불만을 이야기하다가 해소되면, 그 책임이 개발 담당자에게 떨어진다. 한순간 일 못하는 놈으로 낙인된다.

     

    4) 개발자 대모집

      1년 내내 구인광고를 올린다. 더 웃긴건 아무도 챙겨보지 않는다. 사람이 지원을 해도 안보고 면접도 안잡고 연락도 없고, 연구소에서는 사람을 기다리다 기다리다 번 아웃되서 퇴사해서 또 줄어들고, 문제의 심각성이 높아지니 관리직을 더 뽑는다. 관리직은 또 아는 사람을 대려오고, 또 개발인력은 없고.. 또 번아웃되서 나가고.. 

     

    5) 대표가 소프트웨어 출신이라 소프트웨어는 우대해주는 편이다. 그래봐야 부사장과 하드웨어팀장, 소프트웨어 팀장이 알아서 성과와 상관없이 연봉 인상이 결정된다. 가장 일안하고 회사를 거덜내는 사람들이 말이다. 그러니 일부 개발자는 개발보다 충성질을 해대고 라인을 만든다. 그래서 팀내에서 갑질을 하다가 정작 담당자가 퇴사해버리면 일을 받지 않으려 몸부림 친다. 그런데 그 말로는 결국 본인이 맡게 되어있다는걸 잘 모르는것 같다. 물론, 새로운 사람이 들어온다면 다르겠지만 말이다. 

     

    6) 현재는 매출 1/4토막 난 상태인거 같고, 그마저 개발자들이 떠나는걸 막기위해 안간힘을 쓰는듯해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능력이 없는 대표의 측근들 때문에...

     

     

     

    5. 중견기업 영업출신 대표

      ... 이건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니까, 퇴사할 때 쯤 정리해야겠다. 할말이 너무 많다 ㅋㅋㅋ

     

     

     

     

    결론, 중소기업은 답이 없다. 왜냐면, 전문적으로 회사를 경영하려는 경영 마인드도 없고, 그런 교육을 제대로 받아본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회사 구조를 체계있게 만들 역량도 안되고 급하니 아는사람 끌어다 앉히지만 정치질만 커진다. 그 정치질 속에서 개발자는 녹여 돈을 버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 필자는 같이 일하면서 만난 어린친구들에게 항상 이야기 한다. 

     

    "회사를 위해서 목슴 걸 필요없고, 고객과 하는일에 최선을 다해서 일하다보면 그 결과는 분명 좋은 방향으로 돌아오게 되어있다. 따라서, 하는 일에만 최선을 다해 본인이 얻을것만 챙겨놓으면 된다." 라고 말이다.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의 초이스를 받기는 힘들지만, 필자의 경우에는 생각보다 기회가 많았다. 다만 일부 스펙부족 또는 타 지역이라 거부했다가 정작 가고싶을 때는 그런 기회가 전혀 생기자 않았다. 필자의 경험으로 단언컨데, 대기업이라면 지역과 관계없이 오라고 할 때 가라. 그게 답이다. 

     

     회사의 주인은 직원이 아니라 "사장과 주주"이다. 따라서 고객과 스스로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다보면, 언젠가는 여러분들에게 좋은 기회가 올수 있다. 그리고 아니다 싶으면....? 초반이면 도주, 어느정도 기간이 지났다면 최소 유지기간(2~3년)후를 기약하도록 하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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