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의 아니게 퇴사자들이 필자에게 이런저런 상담을 많이 부탁하는 편이다. 

     

      예전엔 아는 동생들 몇명면 이력서하고 경력 기술서 작성 도와주고 했는데, 최근에는 다녔던 회사 사람들의 이력서 나 경력기술서 작성을 간혹 해주고 있다. 필자는 대기업 썼는데...성적보던 시절이기도하고 연줄에서 밀려서 안됐었는데... 원래 해당 프로젝트 담당 개발자였음에도 말이다. 필자가 무슨도움이나 되겠나! 그냥 맘이라도 편해지라고 도와주는 거라 보면된다. 

     

      어쨋든 이력서나 이런부분을 도와주면서 다니던 회사에대한 이런저런이야기를 많이 듣고, 불만사항이나 왜 퇴사하게되는지에 대해서 이야길 많이듣고, 조언을 해주는 위치에 있었다. 본인 앞가림도 힘든데 말이다.

     

      그래서 중소기업 개발자가 퇴사하는 이유에 대해서 본인이 겪은것과, 지인들이 말하는것 그리고 직장 커뮤니티등에서 와닿는 내용들 중에서 우리 중소기업 개발자들이 겪는 가장 큰 아픔인 이직의 이유에 대해서 한번 간단히 정리하고자 한다. 혹시나 좀 윗분들이 보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을....까? 하는 소박한 기대도 물론 포함한다.

     

     

    대기업(개발/제조등) 개발자의 퇴사이유를 보면, 아주 그레이트 하다. 필자는 언제쯤 아래와 같은 이유로 퇴사를 할 수 있을까...

    ① 조직문화가 맘에 들지 않아서.

    ② 기대한 것보다 좋은 회사가 아니어서.

    ③ 적성에 맞지 않아서.

     

     

    중소기업의 퇴사이유를 보면 아주 단순하다. 잡플레닛을 봐도 일목요연하게 공통적인 부분들이 있다.

    (항목이 15개가 넘을것 같아 알파벳으로 구분한다.)

     

    ⓐ 연봉이 너무 낮아서...

      박봉에 시작했지만, 언젠간 올라가겠지... 사실 안오른다. 정상적인 회사라면 외부에서 새로 들어오는 인원들과 연봉수준을 맞추기 위해서 진급시 10~15%는 올라야 되지만, 그렇게 해주는 회사는 필자도 못봤다. 보통 일괄 200에 진급시 +100만원정도인 경우가 많고 그나마 좋은 대우에 속했다. 물론, 고생하고 일을잘한 경우 급격히 올려주는 경우는 딱 한 곳이 있었다.

     

     

    ⓑ 연봉 인상률이 낮아서...

      보통 개발자 이직 타이밍 2.5년시작이다. 이때마다 이직을 해야 3년기준 500이상 올라간다.  그런데 항상 4~5% 씩 올려주다가 진급했는데 100만원 더주면 어떻게 될까?

       가령, 5000만원 연봉자의경우 4%면 200만원이지만, 중소기업 3년차가 3500을 받을때는 140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말이다. 연봉은 복리처럼 부풀어 오르기 때문에... 많은 중소기업이 그렇게주고 상여로 일부를 채워서 준다. 왜냐면, 그게 급여인상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 여기서 주의 할 점은 요즘엔 회사 평균연봉이 잡포털에 나온다는 점이다. 그게 낮으면 사람들이 들어가지 않는다는걸 좀 아셨으면 한다. 필자가 아무리 짠도리라도 5000이하는 최저 금액을 보장해주는게 맞다라고 생각하지만, 필자는 사장이 아니다. 

     

     

    ⓒ 사내정치가 심해서...

      개발자는 일하는것만해도 바쁘다. 권력여하에 따라서 쉬운일이 어렵게 포장되기도 하고, 어려운일이 쉽게 가려지기도한다. 또한, 성공이 예측되는 개발을 맡게될 수도 있고, 폭망이 예상되는 개발을 맡을 수도 있다. 이는 진급에도 영향을 미치기도 하기 때문에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다. 그래서 대부분 1년만근 이후로 2년이내 퇴사하는 사람들의 경우 정치가 너무 심하다는 말을 많이한다. 필자도 제대로 당해봤기에 너무너무 잘 알고 있다. 

     

     

    ⓓ 내가 원하는 일을 하지 못해서...

      분명 들어올때는 이런저런 어마어마하고 중요한 일을 하는 것처럼 해서 들어왔는데, 저런그런 자질구레한일들을 맡아서 하는경우도 많고, 힘있는 권련자들이 하기싫다고 버린일들과 난이도가 높아서 퇴근에 문제를 일으키는 일들을 주로 떠 맡는경우가 그러하다. 필자도 그러했다. 하지만 필자의 경우에는 그나마 보상이 확실해서 이 악물고 했지만, 모든 회사가 그렇지도 않고 그 또한 내부 정치상황에 의해서 많이 변질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건강을 지키는 선에서 하는 것이 좋다. 어찌되었거나 결론은 일이 재미없고 짜증나기 때문에 많은 개발자들이 이직을 한다. 

     

     

    ⓔ 팀장이 맘에 안들어서...

      이 일도 자주 겪는 일 중 하나인데, 일은 내가하고 공적은 팀장이 다 가져가는 경우 주로 발생된다. 왜냐면 팀 체계에서는 보고를 팀장이 하다보면, 자신이 하지 않은 일도 팀장이 한것처럼 은근슬쩍 포함시키는 일이 많다. 필자가 자주 고충상탐을 해준 내용도 이 건이 많다. 물론, 이러한 경우라고해도 팀장이 생각이 있는 친구라면 공적을 밀어주고 본인은 뒤에서 있는것으로도 충분히 인정 받을텐데, 무슨 인정에 대한 욕구가 심한지 필자로서는 잘 알지 못했지만, 연봉협상할 때 간헐적으로 "아.. XX." 가 절로 나오는 경우가 있다. 

     

     

    ⓕ 팀원들이 맘에 안들어서...

      필자의 경우 보통 업무 바운드리가 명확한 회사에 주로다녀서 이러한 경우는 별로 없었는데, 소프트웨어 팀으로 구성되었을 때는 간혹 이 경우가 있다. 뭐랄까.. 따돌림? 특히 본인이 능력이 뛰어나거나, 심각하게 모자랄때 당할수 있으며, 반대의 경우도 있다. 지내다보면 개발자로서 캐파가 보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입으로 일하는 개발자들이 많은 팀에 배속된 경우에는 개발에 들이는 시간보다 소문에대한 진상을 파악하는게 더 오래 걸리기도 한다. 특히 가십 좋아하는 개발자들이 많이 포함되어있으면 정말 힘들다.

     

     

    ⓖ 이전 회사 동료의 이직제안...

      가요계 템퍼링은 문제가 되지만, 이전 직장에서 만난 괜찮은 개발자는 항상 함께하고 싶다. 필자도 그러하다.  그래서 기회가 되면 바로 작업에 들어간다. 물론, 잘 다니고 있는사람을 데려오진 않는다. 그게 상도덕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말이다. 하지만 이미 틀어져서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 이미 퇴사결정이 난 경우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괜찮은 인재인데 회사에 건의해서 데려올 수 있도록 조치를 하는게 정당한 이직과정이기 때문이다. 동종업계는 안된다고? 개발자는 큰 문제없이 이직이 가능하다. 굳이 테클을 걸수는 있겠지만 회사간 조금 귀찮을 뿐이지 일반 개발자의 경우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 출/퇴근이 너무 힘든경우...

      필자가 지방에서 회사다닐때 가장 힘든게 출퇴근이었다. 거리는 20km정도라 해도 도심지를 모두 거쳐가기 때문에 06:30분에 버스를 타면, 4-50분만에 도착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2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그리고 상경해서도 지난 회사까지 30km 정도 되고 막히면 2시간 30분, 통상 1시간 50분 소요되었다. 현재 회사는 카풀일때 40~50분, 버스로는 1시간~1시간 30분 소요된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최적 출근시간은 4-50분이다. 이 거리를 넘게되면 야근이 많아지고 출퇴근 기간이 늘어날수록 정신적 물리적 피해가 쌓인다. 특히 지하철로 출퇴근하는데 사람많은 동네를 지나가면 거의 죽음이다.

     

     

    ⓘ 미래가 보이지 않는 경우...

      본인이 잘하는 일을 하는것도 아니고, 본인이 원해서 하는 일도 아닌데... 회사의 매출은 줄어들거나 답보할때 발생된다. 회사가 돈을 잘 벌든 못벌든 개발자하고는 큰 상관이 없다. 최소한의 약속인 급여에만 문제가 없다면 말이다. 그런데 회사가 안좋다 안좋다 소리만 계속 들린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미래가 불안해질 수 밖에없다. 없는 살림에 집을 대출끼고 샀는데 당연히 회사 재정이 건전한 것이 좋지 불안한 곳을 다니고 싶겠는가? 애시당초 그랬다면 개발자를 추가적으로 들여서도 안되는데, 보통 잘 되겠지 하면서 대표들이 모험을 걸었는데 하급 개발자들이 채워지면 날이가면 갈수록 뭔가 쪼들린다는 소리를 듣게된다. 이러한 상황이 되면 기존에 있던 개발자들중 머리좋은 친구들은 모두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결국 회사에 남는 친구들은 착하거나, 잘 모르거나 한 개발자들이된다. 

     

     

    ⓙ 소외

      회사에 다니다보면 자리 배치가 중요한 요소가 된다. 어떤회사에서는 능률을 위해서, 어떤 회사는 감독을 위해서 자리를 배치하기도 한다. 개발자라면 대부분 기술연구소 소속이라 한 울타리 내에 있어야 되는데 그러지 못하고 별동대로 움직이는 경우 연구소 내에서도 특정 위치에 감금되다 시피 일하는 경우도 있다. 필자는 본의하니게 그러한 경험을 8개월간 했는데, 일하다가 나오면 연구소에 아무도 없다. 그때 시계를 보면 점심시간이 이미 1~20분 정도는 지난 상태인 경우, 구석 방에 박혀있으니 세상이 그리고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고 회사를 다녔다. 심지어 밤샘하고 다음날 오후에 쓰러져서 토요일 오전에 일어난 경우도 있고 말이다.

     

      어쨋든, 일하는 사람들 끼리의 소통은 결국 유대관계를 만든다. 회사가 좋지 않아도 대표가 좋지않아도 같이 일하는 사람이 좋으면 생각보다 오래 다니게 된다. 필자도 그래서 7년을 넘게 다닌 회사가 있다. 심지어 노력도 인정해주지 않고 박봉이었는데 말이다. 이때 필자가 가장걱정하던 내용은 "일이 힘들겠지?" 가 아니라 "새로운사람들과 친해지는데 얼마나 걸릴까?" 였다.

     

     

    ⓚ 가십을 넘어서 모함으로...

      앞서 가쉽의 위험을 이야기 했었는데 말이다. 한 두사람이 흥미거리로 이야기하면 가십인거고 이게 회사 전체로 퍼지면 가십이 아니라 모함으로 발전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적대하고 있는 세력이 있거나 고위직이 있다면, 그 가십으로인해서 고초를 겪거나 자동퇴사 되는 경우도 있다. 이건 당해본 사람만이 아는데, 그 사람은 자신의 전 직장에서도 팀장을 그런식으로 쫒아난걸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다닌다.

     

      문제는 강제로 나가는 경우가 아니라 내보내지도 않을꺼면서 스스로 퇴사하게끔 만들거나, 일은 시키면서 항상 이상한 눈으로 감시하거나 하는 경우이다. 심지어 꼬붕들을 시켜서 감시하기도 하였다. 머리가 좋은 개발자라면 당연히 퇴사를한다. 개인적으로 이런경우 가장 긴박한 상황에서 퇴사를 하는게 그나마 정신적 데미지를 줄일 수 있긴 하지만, 어쨋든 잘 다니고 있다가도 모함등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필자도 그랬고...

     

     

    ⓜ 전직장 동료의 급여...

      전직장 동료의 급여를 듣게 되었을때 이직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경우 이직 이후에 급등한 직장 동료의 이야기를 듣거나 또는, 회사의 정책이 변경되어 앞서 언급했듯, 급여체계가 바뀌거나 해서 급등한 경우이다. 실제 필자의 2회차 전 직장의 경우 당시 필자하고 1.5k 차이나던 친구가 현재 필자와 비슷하게 받는다는걸 알게되었을 때이다. 무슨이유에서 그렇게 올라갔는지는 뭐 모르겠지만, 회사가 성장하면서 오른 경우도 있고, 사람이 들어오지 않아서 평균급여를 올려서 상대적으로 높은 위치에서 검색되게 한 다음 급여로 홀리는 경우이다. 물론, 그 회사는 이직율이 상당히 높다. 급여만 보고 쫒아 들어간 사람들의 최후이긴 하지만, 아시다시피 전직 급여는 다음 회사의 기준급여가 된다는 점이다.

     

      필자처럼 나이가 있는 개발자에게는 큰 메리트가 없지만, 낮은 경력의 친구들에게는 상당히 메리트가 있다. 1~2년만 버텨도, 다음 직장에서 원천징수 영수증을 낼때 떳떳해지기 때문에 말이다. (친구들.. 이건 팁이라규!)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되지는 않는다. 왜냐면 버티는거 자체가 너무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퇴사하면 다른데가서 친해져야되는 시간, 새로운일을 배워야 하는시간등 시간적 비용이 상당히 늘어날 수 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 출/퇴근 시간 문제

      일반적으로 중소기업도 어느정도 자율출근제를 하는 회사가 많다. 필자의 전회사와 현 회사는 8시 30분 기준으로 30분 단위로 출근시간이 조정된다. 특히 출퇴근이 힘든 위치에 있는 회사들은 대부분 이러한 정책을 이용하는데, 중소기업 기준으로 퇴근시간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보면 월~수 새벽 이슬밟고,목요일 야근하고, 금요일 정시출근 및 퇴근했다고 핀잔을 주는 경우 애매한 상황이 발생된다.

     

       이미 52시간은 고사하고 7-80시간을 넘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시 퇴근했다고 욕먹으면 어떻게 될까? 간단하다. 40시간에 맞추고, 최대 52시간까지만 일을 하게된다. 그럼 사람이 모자란 중소기업에서는 잔업또는 밤샘을 요구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고 해당 충돌로 인해서 이직을 진행하게 된다. 주간 단위로 하던 적당히 관용적으로 처리하면 별일이 없을텐데 말이다. 그런데 막상 나가고 나니 사람이 없고, 일은 밀리고.. 아무도 하지 않으려한다. 그 일은 누가하게 될까? 혹시 몰라서 들어온 이직러가 모두 떠안게 되고, 일이 잘 해결되면 다행이고 아니면 다시 퇴사가 반복된다.

     

     

    ⓞ 기타 이유

      주요이유들은 대부분 워라벨에 의해서 달라질수있고, 회사의 규모와 사업성, 대표 및 임원들의 소통능력등으로 결정되고, 나머지는 업무, 동료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 밖에 이유에는 무슨 이유가 있을까? 많다. 너무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 보너스 또는 인센티브가 없어서

        기존에 받다가 못받는 경우가 발생되면, 12월이나 1월에 현타가 온다.

     

      - 식대가 포함인경우

        처음에 연봉 300올렸다고 좋아하다가, 중식 식대가 없는걸 나중에 알게되면... 강남기준 최소 240만원정도 를 식대로 써야되는 경우가 발생된다. (이건 팁이라규!! 잘 알아두길..)

     

      - 대체근무 보상

        회사의 필요에 의해서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근무한 경우에 일반적으로 대체휴무를 처리해주는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팀장등의 결재등이 필요하다. 대체휴무로 사용하지 못한경우 소정의 근무수당을 주어야 하는데.. 돌아오는것이 핀잔이거나 책임론인 경우.

     

      - 기타 복지.

        생일자, 결혼기념일, 경조사등을 챙기지 않거나 또는 너무 약하거나, 또는 필요없는 증빙자료를 요구하거나 하는경우. 필자의 경우 사망진단서 사본을 요구한 회사가 있다. 심지어 큰고모 장례식장 참석으로 휴가냈을 때도 요구했다. 필자의 휴가를 사용해서 가는데도 말이다.

     

     

      뭐 이러한 일만 있겠는가. 세상에 대표는 생각보다 많고, 근로자는 대표보다 많고 성향도 각각 다르다 보니 다양한 이유로 회사를 퇴사하게 된다. 특히 요즘처럼 개발자가 귀할때는 이직 빈도가 높고 이직 성공율도 높다. 따라서, 높으신분들 께서는 우리회사에 현재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과하지는 않는지 또는 부족하지는 않는지 잘 살펴보셔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전 게시물에서 언급했듯... 지금 중소기업은 이탈 인력 방어를 하지못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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